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컨퀘스트/첨탑

[컨퀘스트] 첨탑 - 소개

by 드렁큰미니어처 2024. 3. 4.

 

미친 신의 손에 의해 땅에 흩뿌려진 것처럼 곳곳에 세워진 첨탑들은 그들이 서 있는 풍경을 지배한다. 수천 피트를 높이 솟아오르는 그들은 무수한 추측, 이야기와 신화의 근원이다. 박식한 자들은 첨탑이 한때 감히 별들을 가로지르던 문명의 마지막 생존자들을 품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다.

 

망명자들은 수 천년 전에 탐험가로서 에아에 도착했다. 망명자들의 기술과 재주는 그들을 태양들 사이의 광대한 거리를 뛰어넘게 해주었고, 그들의 활기찬 문명은 식민화할 새로운 세계들을 찾고 있었다. 최초의 첨탑은 과학자, 탐험가, 조사관으로 이루어진 작은 공동체로, 그들은 고립된 채로 수세기를 보내며 행성을 연구하고, 그들이 발견한 태고의 땅을 길들이며 정착민들을 위한 길을 준비했다.

 

 

'정착민'들은 결코 도착하지 않았다. 대신에 점점 더 많은 피난민의 물결이 그들이 오늘날까지도 입밖으로 꺼낼 수조차 없는 재앙을 피해 도착하기 시작했다.

 

피난민들 가운데 마지막으로 도착한 것은 통치자 가문의 귀족들이었으며, 그들은 그들 뒤에 길들을 봉인했다. 이 무자비한 행위는 통치자 가문과 그들의 혈통을 제외한 모든 귀족들을 제거하기 위해 계산된 것이었으며, 그들이 버린 수백만 명을 죽음으로 내몰았다. 이 거대한 배신은 망명자 사회를 그 핵심에서 부서뜨렸다. 정치적 반대가 격렬해지고 통치자 가문을 제외한 모든 계급이 통치자 가문에 반기를 들며, 한 때 위대했던 문명의 잔재에서 첨탑들, 직조자들, 그리고 침묵하는 자들이라는 세 개의 진영이 탄생했다. 오직 첨탑들 가운데에만 옛 문명의 불꽃이 살아있다. 그마저도 아주 거대한 희생을 통해서 말이다.

 

 

그들의 인구 대부분이 '사라짐'에 따라, 통치자 가문은 그들이 산산이 무너뜨린 문명의 창백한 그림자를 재창조하기 위해 가장 어두운 예술에 의지할 수밖에 없었다. 종교적 감독이나 주민들의 윤리적 감시 없이, 과학자들은 그들의 자원과 천재성을 하나의 '이사회'로 모으고 생명 결속이라는 신성한 선물을 영혼 없는 예술, '바이오맨시'로 바꾸었다. 복제인간은 오직 첨탑들의 부서진 인구를 대체하고 그들의 경제를 재건하기 위해 그들이 만들어낸 어두운 기적들 중 첫 번째에 불과했다.

 

수십 년 만에 첩탑 사회는 밑바닥부터 재건되었지만, 복제 인구가 증가하고 성장 탱크와 산란장의 산물들에 의한 경제 의존성이 커짐에 따라, 통치자 가문은 점점 극적으로 성장하는 이사회의 영향력을 두려워하기 시작했다. 귀족들의 유전자로부터 배양되어 오직  충성하기 위해 특별히 사육된 복제군인들이 이사회를 구금했고, 이사회가 실질적인 위협이 되기 전에 진압했다. 그러나 냉철하고 계산적이며 체계적인 이사회는 침묵하는 자들과 직조자들과 함께 과거의 배신에서 교훈을 얻었고, 그들의 쿠데타를 준비하기 위해 거의 한 세기를 보냈다. 그들은 평화롭게 항복했다… 그리고 경제가 붕괴되는 것을 지켜보았다.

 

 

이사회의 전문성 없이, 첨탑의 섬세한 내부 생태계에서의 적절한 균형은 유지될 수 없었고 빠르게 붕괴되었다. 통치자 가문이 이사회에서 손을 벌릴 수밖에 없게 된 순간, 이사회는 이 세계에 처음으로 발을 딛은 과학자, 개척자들과 그들에게 자금을 지원한 귀족들 사이에 나누었던 수천 년 전 합의에 따라 모든 권한을 다음과 같이 분할할 것을 요구했다: 땅의 소출은 귀족들에게 속하지만, 운영 통제 권한은 이사회에게 있다. 또한, 이사회는 그들의 바이오맨시 생산물을 고향을 되찾기 위해 바쳐야 한다. 고향을 되찾고 나면, 통치자 가문은 이사회의 귀중한 도움을 인정하며 에아에 대한 모든 지역 소유물과 권리를 이사회에게 양도해야 한다.

 

그 결과, 일반적으로는 적대적이었을 관계는 엉성한 동맹이 되었다. 통치자 가문과 그 혈통들은 동료들의 희생을 감수하며 자신들에게 이익이 되는 정책과 규제에 대한 대가로, 애완동물 프로젝트와  순수 연구에 자금을 지원해 이사회에 영향력을 행사하고자 했다.

 

 

이러한 섬세한 균형은 최근 상인 왕자들의 부상으로 깨졌다. 젊은 왕조의 일원들인 이들은 통치자 가문의 통제와 영향력이라는 주요 수단 대신, 외부 세계와 직접 거래하여 자원을 확보하려고 했다. 이사회는 처음에는 통치자 가문과 상인 왕자들의 경쟁을 조성하려고 했지만, 수천 년 동안 첨탑들을 묶어왔던 취약한 힘의 균형이 흔들리면서, 신참들에게 지지를 표명한 결정을 후회하고 있다. 외부와의 무역와 접촉은 첨탑들의 권모에 새롭고 불안정한 요소를 도입했고, '첨탑'은 주변의 땅으로 흘러들기 시작했다. 통제되지 않은 불확실성과 탐욕이 모든 것을 지배하는 상황에서, 한 순간의 실수가 젊은 종족들과의 전쟁을 촉발시키는 것은 시간문제가 되었다.

 

 

전쟁의 시대에, 첨탑들은 오늘날 이 행성에서 가장 강력한 힘 중 하나로 남았다. 그들이 통제하는 영토는 매우 제한적이지만, 그들이 펼칠 수 있는 힘은 광대하다. 그들의 군대는 그들의 뿌리망이 수천 년 동안 확보한 생체물질과 광물 자원에서 직접 생성된다. 고향 세계를 잃은 경험에서 얻은 비통한 교훈은 첨탑들이 군대를 조직할 때, 단순한 힘보다는 효율성에 집중하도록 가르쳤다. 이 효율성의 철학은 첨탑의 군사적 사고에도 스며들었다. 그들의 결정에 제약을 가할 윤리적 고민이 없는 채(그들의 군인들은 결국 단지 복제품에 불과하니까), 첨탑의 지휘관들은 숨막히는 잔혹함으로 결정을 내리곤 했다. 그들은 상대를 덫에 빠뜨리고 파괴하기 위해 전군을 희생시키는 것조차 망설이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