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컨퀘스트/첨탑

[컨퀘스트 미니어처 게임/첨탑] - 흉물

by 드렁큰미니어처 2024. 4. 18.

 

흉물은 가장 큰 필멸자의 머리 위로도 수 명의 사람 키를 더 해야할만큼 거대하다. 불룩하게 부풀어 오른 복부와 흉부에서 선혈이 낭자한 팔다리가 거미줄처럼 뻗어 있다. 이들은 전장에서 피로 물들이며 대혼란을 야기하는 병기로, 낫처럼 생긴 팔다리로 전방을 휘젓고 다니며 흉물의 진격은 오직 피비린내 나는 폐허만을 남긴다. 흉물을 만나고도 살아남은 생존자들은 쓰러진 전우들의 비명보다 더 깊게 기억에 남는 날카로운 울음소리를 들었다고 말한다. 이것이 흉물이 낼 수 있는 유일한 소리이며, 그들의 비참함과 고통의 깊이를 전달하기 위해 허용된 유일한 울부짖음이다.

흉물은 원래 생체 병기 역할을 하도록 고안된 것이 아니었다. 흉물은 군주가 임기응변으로 고안한 고도의 잔인한 형태의 형벌이다. 흉물 안에는 신의를 배반하거나 첨탑의 가장 신성한 법을 어긴 망명자들 섞여 들어 있다. 군주의 통치에 사사건건 반기를 드는 세력들도조차 많은 노력에도 불구, 이보다 더 잔인한 형벌을 생각해내지 못해 자신들의 원수들에게는 이 잔인한 고문을 사용한다.

침습적 대뇌 시술은 사형수의 인지 기능을 손상시키고, 화학 및 호르몬 치료를 통해 생명을 구속하는 재능을 통제하지 못하게 하고 하등한 유기체에 강제로 결합시킨다. 여러 유기체가 제안되고 시도되었지만 결과적으론 개미가 선택되었다. 더 끔찍한 사례도 여럿 있지만, 다른 종에 결합된 흉물은 너무 다루기 어렵거나 자멸해버리곤 한다는 사실이 밝혀졌기 때문이다. 개미의 본능적인 위계적 생리학은 페로몬의 명령에 더 취약해, 지옥의 합성수 안에 갇혀 망가진 사형수의 정신은 고문자의 의지를 실행하는 동안에도 괴로움을 통곡할 정도의 통제력만 가진 채 몸은 명령에 반응하게 된다.